
제대로 인형을 잡고 나면 크레인은 그대로 올라갔다.
요즘은 왜 크레인이 튕기듯 올라가서 인형이 꼭 떨어지는지 아쉽다.
초등학교 4학년때 처음 인형뽑기를 접하고 나는 여기에 중독되었다.
왜냐면 굉장히 잘 뽑았기 때문이다.
그때는 요금도 더 쌌다. 한번에 100원이었나?
난 100원에 두개씩도 잘 뽑았다.
나는 인형뽑기를 알기 전엔 용돈을 쓸데가 없어서 매일 저축만 하는 애였다.
가끔 기분전환으로 학종이 같은걸 샀다.
포켓몬빵도 일주일에 한두개만 샀다.(띠부띠부씰 스티커 때문에)
우리집엔 기계에서 뽑은 인형이 잔뜩 쌓이기 시작했다.
그러다 동네 인형뽑기 기계에 큰 인형이 들어왔다.
동네 초딩들이 몰려들었고 그 인형은 내가뽑았다.
그인형은.. 궁예인형이었다.
작은사이즈도 있었던거 같은데 내건 큰거였다.
한방에 뽑았는데 인형이 커서 기계가 놓질 못했다.
주변에선 동네 애들의 환호성과 "내가 니꺼 손 넣어서 빼줄까?" 라는 친절한 애들이 있었지만 그냥 백원 더 넣고 잡기 버튼을 한번 더 누르니 그제서야 인형이 빠졌다.
우월감에 큰소리로 말했다.
"오늘은 그만뽑아야지~"
인형을 누르니까 염불이 흘러나왔다.
그리고 대충 그 주변에서는 내가 제일 인형을 잘 뽑는다고 생각했다.
내가 궁예를 뽑아가자 인형뽑기 주인은 로봇강아지 인형을 넣어놨다.
궁예인형과는 비교할 수 없는 훨씬 좋은거였다.
난 그걸뽑을려고 내가 아는 방법을 몇개 써보았고 다 실패하고선 아예 포기했다.
포기는 빠른편이었다.
"저건 못뽑겠다."
그건 내가 못뽑았으니까 아무도 못뽑을 줄 알았다.
그리고 토요일날 일찍 학교끝나고 단짝친구와 집으로 오는데 어떤 아주머니가 그 로봇인형을 뽑고 계셨다.
주위엔 애들이 바글바글 했다.
난 어른들 앞에서 소심했기 때문에 다른애들처럼 말로 거들진 못하고 보기만했다.
나랑 친구가 기계 근처로 붙자 애들이 더 흥분해서 소리쳤다.
"저거때문에 2만원 넘게 쓰셨대!!"
아줌마는 계속 시도했지만 난 뽑히지도 않는데 보기만 하는게 지루해서 집에갔다.
그리고 다음날 로봇강아지가 없어져 있었다.
결국 뽑으신거다.
그리고 인형이 점점 쌓여갈 무렵 엄마는 이제 그만뽑으라고 했고 내가 계속 뽑아오니까 화를내셨다.
엄마가 인형 다 버릴거라고 통보했다.
나는 내 노력이 물거품이 되는 것 같아 너무 아까웠다.
난 예쁘고 작은 인형만 몇개 추려놓고 남은인형을 큰 봉지에 꾸역꾸역 담아 아빠와 근처 만화방에 들고갔다.(무거워서 짐을 들어줄 사람이 필요했다.)
거기선 인형을 몇십개 단위로 다른 물건과 바꿔줬다.
노래하는 물고기 액자, 정말 왕큰 사람만한 곰인형, 바이오그릇셋트, 기타 다른것(이외는 기억안남)
난 노래하는 물고기 액자를 가지고 싶었는데 또 쓸데없는거라고 혼날 것 같았다. 조금 엄마에게 점수를 따고 싶었기 때문에 인형 전부를 그릇셋트로 바꿔갖고왔다. 엄마는 크게 기뻐하지도 않고 칭찬도 안해줬다. 풀어주면 내가 또 인형뽑으러 갈까봐 걱정이 됐나보다. 다신 인형뽑기 하지 않기로 약속도 했다.
그 이후로 정말 인형뽑기를 안했다.
대신 사탕뽑기를 가끔 했다.
이후에 난 백화점에서 로봇강아지를 두마리 샀다.(동생거 하나 내거 하나.)
그거 사는데 그 아줌마가 뽑아가신 기계에 있던 로봇강아지 생각이 나는거다.
집에오는 내내 엄마한테 인형뽑기로 뽑으면 훨씬 싸게 샀을텐데~ 하며 은근 떠보았지만 내 얕은 수는 다 간파당했다.
그래서 한동안 인형뽑는 플래시 게임으로 뽑기 기계에 대한 마음을 누르곤했다.
고등학생즘 되서는 가끔 영화관건물 오락실 안에 있는 인형뽑기를 했다.
근데 기계가 확실히 바뀌었었다.
옛날처럼 쉽게 안뽑아 지는거다.
잡아도 인형이 튕겨버렸다.
요즘 고수들은 인형을 어떻게 뽑는건지?








최근 덧글